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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ac In Sik

物의 언어, 곽인식

Quac In Sik

「物의 언어, 곽인식」 전시는 1960년대 말 일본의 모노하를 예견하였던 '유리깨기 작업' 에서 동판, 자연석, 화지에 미점을 집적시킨 작업에 이르기까지 그의 예술세계를 아우를 수 있는 작품들을 전시함으로써, 곽인식의 사물의 언어를 관조할 수 있는 전시가 될 것이다.


일체의 표현행위를 멈추고 사물이 하는 말을 들으려 했던 곽인식의 예술세계, 물物의 언어에 이르기 위해 우리는 모노(사물, 物)로 돌아가야 한다. 곽인식은 모노로부터 시작하여 모노가 되어 가는 예술가였다. 곽인식에게 사물은 의미를 생산하는 매개체가 아니라, 사물의 존재 그 자체여야 했다. 그의 예술언어는 추상적으로 다가오지만, 그가 제시하고 있는 物의 언어는 구체적 현실에서 인간과 물질이 관계항을 갖는 언어이며, 밀도 깊은 차원의 세계로 인도함으로써 귀결을 맺고 있다.


농도가 다른 미점들이 집적된 평면에서 형언할 수 없는 공간감이 생성되고, 평온한 감각의 빛이 스미듯이 뿜어내는 무한(Infinity)이 열리게 되는 것은, '점은 점을 부르고, 점이 겹쳐지고 점을 찍는 것에서 초월한다'는 그의 말과 일치한다. 


무한의 점 안에서 숭고한 무엇이 되어 인간의 숨결과 함께 호흡하는 점으로 흡입되어갈 때, 비로소 우리 시야에 보이는 세계가 수묵의 농담이 되고, 따뜻한 기운이 아물거리는 경치처럼 생의 기운이 충만한 세계 안에 있게 될 것이다. 곽인식의 점은 그의 생의 농도만큼 밀도있게 그리고 깊숙하게 화면 속에서 번지어 깊은 공명을 자아낸다.

안정숙 엽서메인.jpg

Quac In Sik, Work 65-2-1, 1965, Copperplate, liquitex, panel, 85 x 56.5 cm, det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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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ac In Sik, Work A, 1980, Etching on paper, Edition of 30, 72 x 100 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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