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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 exhibition by Simon Morley

Some Books

An exhibition by Simon Morley

이 전시에서 보이는 모든 작품은 내가 2010년부터 살고 있는 한국에서 작업하였다. 이 작품들은 지속적으로 작업 중인 세 가지 시리즈에 속해 있다. ‘북-페인팅(Book-Paintings)’ 시리즈는 실제 책의 표지나 속표지를 기반으로 직사각형 캔버스에 아크릴 물감으로 그리는 작업이다.

이 작품들은 단순한 두 가지 물리적 속성으로 이루어진다. 기하학적 색면과 미세한 변화를 준 질감이다. 원본 표지와는 달리 텍스트는 색면과 거의 같은 색으로 칠하며, 색을 겹겹이 쌓아 올린 텍스트는 색면 위로 도드라져 엷은 부조 효과가 생긴다. 또 다른 시리즈인 ‘패러그래프-페인팅(Paragraph-Painting)’은 종이 위에 그린 작품이다. 이 시리즈를 작업할 때는 책이나 잡지 페이지 위에 바로 채색하며, 페이지 속 문단이나 텍스트, 이미지 위를 기하학적 단색 색면이나 형태로 칠하여 덮는다.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북-페인팅’ 시리즈는 19세기 후반부터 20세기 전반에 활동한 서양의 위대한 사상가와 작가를 기리는 작품들 중에서 골랐다. 이들은 철학자 프리드리히 니체, 심리학자 지그문트 프로이트와 카를 융, 시인 T. S. 엘리엇과 라이너 마리아 릴케, 작가 알베르 카뮈이다. 세폭화로 제작한 골드 ‘북-페인팅’은 이런 사상가와 작가들이 나고 자란 서양의 인본주의 전통을 연상시킨다. ‘패러그래프-페인팅’의 페이지는 1948년 발행된 ‘브리티시 필름 리뷰(British Film Review)’에서 나왔으며, 그 시절 사진과 영화배우들이 색으로 감춰져 있다.


나란히 놓인 단순한 기하학적 색면은 미적 감흥을 불러 일으킨다. 하지만 내 ‘패러그래프 -페인팅’ 작품에서는 텍스트나 이미지가 지워졌고, ‘북-페인팅’에서는 처음부터 색면 안에 표지의 텍스트를 내포한다는 사실을 알아차리면서 이런 미적 감회는 복잡해진다. 두 시리즈에서 그림에 쓰인 색깔은 원본이 된 작품의 실제 색과 관련이 있거나 내가 원본을 보면서 연상한 분위기 혹은 작품을 그린 해의 특정 계절과 장소에서 나왔을 수도 있고, 아니면 그저 직감적으로 만든 색일 수도 있다.

안정숙 엽서메인.jpg

Installation 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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