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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k Seo-Bo, Lee Ufan, Lee Kang-So

Relata of Emptying

Park Seo-Bo, Lee Ufan, Lee Kang-So

회화의 언어로 비운다는 것은 정신적인 것이며 단순하지 않다. 박서보는 그리는 것과 지우는 것, 이우환은 보이는 것과 관계하고 있는 무한, 이강소는 그려진 것과 보이지 않은 것들 사이에 열린 구조, 이들은 비움의 관계항 속에서 회화의 본질을 향해 끝없는 질문을 던지고 그들의 회화는 그렇게 태어나기 때문이다.


박서보의 구도적 자세에서 시작된, 물감이 마르기 전에 연필로 그어가며 지우는 행위는 그리는 것이 된다. 이후 한지로 작업한 묘법은 한지를 비워내면서 매체의 고유한 물성과 텍스처와 색을 밀도 있게 가져왔다.


이우환에게 있어 보이는 것과 무한의 관계항은 있게 하려는 힘과 없애려는 힘의 치열한 겨룸 가운데 그 관계성이 만들어 내는 진동하는 여백이 공간으로 확장되어 무한의 호흡으로 스며드는 순간을 여는 공존의 상태로 이끈다. 숨을 고르고 공간 속에서 여운을 남길 획은 다시 우리가 그 무한을 향한 호흡으로 들어가게 한다. 그렇게 무한은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긴밀한 관계에 의해 숨 쉰다.


시작은 있으되 끝은 없는 존재, 변하는 존재의 상황, 실존적 상황이 펼쳐진다. “영원히 끝나지 않을 생멸” 가운데 인간다움을 추구하는 문인화가처럼 이강소는 만물의 조화가 있고, 보는 이의 사고의 공간을 열어주며 메타 인식으로 이끌 수 있는, ‘그리는 회화가 아니라 그려지는 회화’를 지향한다.


비우는 작업은 관념이 침투할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을 확보하는 것이다. 세 작가의 비움의 관계항을 통해, 보이는 것과 관계하는 비워진 것들의 긴장, 확장, 공명, 이 역동성 안에서 회화의 내면을 목도할 수 있다. 우리는 결정되지 않은 상태, 비움의 관계항 속으로 스며들 때, 비로소 알아가고 반응하며 느끼는 회화의 본질에 접근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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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e Ufan, With Winds, 1990, oil and mineral pigment on canvas, 181 x 259 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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