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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ng Seung Taik

1959

[Layered Painting] 연작은 장승택의 오랜 화업에서 정점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이 작품의 주제, 즉 수없이 내리 그은 약 20~30% 정도의 불투명도를 지닌 아크릴릭 물감과 붓질의 중첩으로 인해 심연처럼 깊어진 검은색 면은 그 자체가 생동하는 우주의 등가물처럼 보인다. 우주는 끊임없이 변화하는 현재적 순간의 중첩으로 이루어진다. 무한한 과거에서 현재에 이르는 우주 전체를 하나의 영화로 비유한다면, 각각의 현재는 무한히 긴 필름 롤의 각각의 장면에 해당한다. 전체집합(Universe)은 무한히 분절하는 우주의 현재 순간들(universes)의 무한한 중첩이다. 열역학 제 2법칙에 따르면 물리학적 현실에서는 시간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한다. 시간은 인간과 같이 열역학의 비-가역적 원칙에 지배되는 존재들에게만 인식되는 현상이다. 시간에 대한 인식과 기억, 직관은 중첩의 형태를 띤다. 그것은 인간의 존재론적, 인식론적 특질을 구성하는 가장 기본적인 조건인 것이다. 시간에 대한 지각은 지나간 것과 다가오는 것, 그리고 그 사이에서 광대한 경계를 이루는 현재성의 형식을 구성하는 것이다. 그것을 파악하는 것은 막막하고도 덧없는 일이다. 장승택은 여러 개의 평붓을 일자로 이어서 그것으로 미디엄과 혼합한 아크릴 물감을 단번에 내리 그어 하나의 반투명 막을 만든다. 그리고 다시 다른 색으로 동일한 행위를 반복한다. 각각의 내리 긋는 붓질은 개별적 현재의 등가물이다. [Layered Painting]에서 작가의 회화적 행위는 인간이 지각하는 세계와 시간의 존재 형식에 대한 대응의 형식인 것이다. 유진상, ‘장승택: 본질은 잔재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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